먼저 고백하자면 나는 요리에 관심도, 취미도 없다.
가족들의 방문이 부담스러운 것도 북적거리는 게 싫어서가 아니라 뭐라도 음식을 해야 하기 때문이고, 휴직 기간 동안의 가장 큰 스트레스도 그 기간만큼은 '주방일'을 좀 더 해야 할 것 같다는 의무감 같은 것 때문이었다.
그런 나에게 요리에 조금이나마 관심을 갖게 한 책은 바로 공지영 작가의 "딸에게 주는 레시피"였다.
일상에서, 손님을 맞으며, 날씨를 느끼며...그닥 특이할 것 없는 집밥류의 음식들을 언제 어떻게 먹으면 좋을지를 딸에게 담담히 풀어내는 에세이다.
이후 명상하듯 읽은 헬렌 니어링의 "소박한 밥상"도 기억에 남는다.
'나도 이 정도의 식탁은 얼마든지 차려내고 싶다'는 용기를 주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삶과 자연에 대한 태도를 배울 수 있는 책이었다.
"식탁 위의 고백들"은 구독 중인 어느 출판사의 뉴스레터에서 작가 인터뷰를 보고 흥미를 갖게 되어 도서관에 주문해서 읽기 시작했다.
작고 얇은 크기, 상큼한 색감, 요리책에서 볼 수 있을 법한 예쁜 사진들...
안타깝지만 나에겐 여기서 끝.
옥탑에서 정성껏 기른 채소들로 소박한 음식들을 만들며 느끼는 것의 기록을 기대했는데, 일단 생소한 음식과 예쁘장한 플레이팅 사진에서 소박함에 대한 기대에 어긋났다.
시인이 쓴 에세이어서일까? 현학적인 문장과 잘 이해되지 않는 상념들도 많이 담겨있다.
한 마디로 '요알못'이 친근함을 느낄 수 있을만한 요리 에세이는 아니라는 결론.
'웰링턴'이라는 요리를 소재로 쓴 '굳이 애써 웰링턴'까지 읽고 난 뒤, 그만 읽기로 맘먹었다.
꽤 괜찮은 책이겠지만 나와는 맞지 않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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