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읽고 생각하다

순례주택_입주 대기하겠습니다~

by 나는 나인 나 2022. 6. 15.

내가 꿈꾸는 주거 환경


‘순례주택’을 읽은 느낌을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그렇다.
순례 씨 같은 어른이 집주인인 빌라에 세 들어 살면서 순례 씨의 최측근으로 지내며, 다른 세대원들과 그리고 마을 주민들과 서로의 삶을 나누며 지내고 싶다.
주인공 16살 수림이의 1군들(엄마, 아빠, 언니)은 수림이를 ‘모지리’로 보지만 실상 학벌에 대한 비뚤어진 자부심, 성적만 좋으면 된다는 오만방자함, 살고 있는 곳에 대한 거만함(그마저도 수림이 외할아버지 소유지만)을 빼면 그야말로 시쳇말로 시체인 진짜 모지리들이다.
남의 손을 빌어 누리고 살면서도 부끄러운 줄을 모르고 오히려 우리와 그들, 정상과 비정상을 가르며 ‘솔직한’ 말을 거리낌 없이 하는 사람들.
1군들이 나락으로 떨어지자 순례 씨는 최측근인 수림이에게 말한다. 자기 힘으로 살아보려고 애쓰는 사람이 어른이라고. 그런 의미에서 어른인 수림이가 1군들을 보살펴야 한다고.
1군들이 경멸해마지 않던 거북마을, 그것도 수림이 덕에 운 좋게 순례주택에 입주하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크고 작은 에피소드들을 보며 진짜 삶이 무엇인지, 진짜 어른이 어떤 사람인지, 진짜 인간관계가 어떤 것인지 조금씩 느끼게 된다.

작가는 이 책이 독자(이 책은 청소년 소설로 분류되고 작가는 ‘어린 순례자들’이라는 표현을 썼다) 알베르게 같은 곳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적었다.
비단 어린 순례자들뿐일까.
오히려 75세 순례 씨처럼 나이들도 싶은 어른 순례자에게 이 책은 지친 몸을 뉘일 수 있는 작은 쉼터가 될 것이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