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위 ‘자기 계발(계발)서’ 류의 책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럴 의도는 아니었을 테지만 왠지 이래라저래라 하는 듯한 느낌이 드는 게 싫어 어지간하면 읽지 않는 편이다.
올해 초 그야말로 내우외환이 닥친 시기가 있었다.
내가 잘한다고 해결될 일도 아니었고, 내가 어찌해줄 수도 없는 일이었다.
그중 일부는 여전히 나에게 큰 걱정거리지만, 그 일을 아는 사람들이 보면 ‘어떻게 저렇게 허허실실이지?’라고 생각할지도 모를 정도로 유쾌하게 지낼 수 있는 데는 ‘데일 카네기 자기관리론’의 도움이 컸다.
밀리의 서재에서 우연히 보고 서평들을 훑어보니 하나같이 좋은 말들만 있어서 믿고 읽었다.
결과는 믿고 읽길 잘했다는 거다.
힘들었던 때라 더 와닿았을지 모르겠지만 자신과 여러 평범한 사람들, 거기에 학자나 저명인사의 사례까지 더해 토닥이듯 얘기해주는 느낌이었다.
하이라이트와 북마크가 이렇게나 넘치는 책이라니.
이미 e-book으로 읽었지만 얼마 전 종이책도 구비했다.
이제 종이책에 줄 그으며 다시 읽어볼 차례.
하이라이트 몇 가지를 정리해두고 보니 페이지 역순이다. 마치 연어처럼 책을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며 다시 읽는 느낌이네.
걱정의 가장 좋은 해독제는 운동이다. 걱정이 생기면 근육을 많이 사용하고 두뇌는 적게 사용하라. 깜짝 놀랄 만한 효과를 볼 것이다.
불가피한 일을 행복하게 체념하면서 살아간다.
당장 처리할 문제와 관계없는 서류는 전부 책상에서 치우라.
한스 바이힝거Hans Vaihinger는 ‘마치’ 용감한 것처럼 행동하면 실제로 용감해지고, ‘마치’ 행복한 척하면 실제로 행복해질 수 있다고 충고했다. ‘마치’ 일에 관심이 있는 듯 행동하라. 그러면 그 행동을 통해 실제로 관심을 갖게 될 것이다. 또한 그렇게 할 때 피로와 긴장과 걱정이 줄어들기도 한다. 피로와 걱정을 예방하는 첫 번째 규칙은 이것이다. “자주 쉬라. 피곤해지기 전에 쉬라.”
당신이 선천적 혹은 후천적으로 종교를 믿지 않고, 심지어 철저한 무신론자라고 하더라도 기도는 생각보다 훨씬 유익하다. 기도는 ‘실제적’이기 때문이다. 실제적이라는 말은, 하느님을 믿는 사람이건 믿지 않는 사람이건 간에 기도가 모든 사람이 가지고 있는 3가지 기본적인 심리적 욕구를 충족시켜준다는 의미다.
첫째, 기도는 우리를 괴롭히는 문제를 말로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한다.
…둘째, 기도는 짐을 혼자 진 것이 아니라 나눈다는 느낌을 준다.
…셋째, 기도는 행동이라는 적극적인 원리를 실천하게 만든다. 기도할 때 사람들은 무한한 에너지를 향해 말을 걸면서 자신의 유한한 에너지를 강화한다. 기도할 때 우리는 우주를 움직이는 무한한 동력과 자신을 연결해서 이 힘의 일부를 쓰게 해달라고 요구한다. 그저 요구하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인간적 결함이 채워지며, 우리는 강해지고 회복된다.
철학자 조지 산타야나George Santayana… “인간은 삶을 이해하도록 만들어진 게 아니라, 삶을 살도록 만들어졌다.”
시카고 대학교에 갔다가 로버트 메이너드 허친스Robert Maynard Hutchins 총장을 만났다. 걱정하지 않는 법을 물었더니 그는 이렇게 답했다. “이제는 고인이 된 시어스 로벅 앤 컴퍼니의 사장 줄리어스 로젠월드Julius Rosenwald가 제게 해준 충고를 따르려고 노력합니다. 그는 ‘레몬을 얻으면 레모네이드를 만들라’고 말했지요.”
사무엘 존슨Samuel Johnson… “감사는 교양 있는 사람이나 할 수 있는 자기 수행의 결실이다. 교양 없는 사람들에게는 감사를 기대할 수 없다.”
원수를 사랑하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자신만은 사랑하자. 그래서 우리의 행복과 건강과 외모를 적이 지배하도록 내버려두지 말자. 셰익스피어는 이렇게 말했다.
적 때문에 용광로를 뜨겁게 지피지 마라.
그러다가는 네가 먼저 화상을 입을 테니.
응용심리학의 최고 권위자인 윌리엄 제임스는 이렇게 말했다. “행동은 감정을 따르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행동과 감정이 함께 간다. 따라서 의지로 직접 통제할 수 있는 행동을 조절한다면, 의지에 통제되지 않는 감정도 간접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
‘마음을 먹는다’고 해서 곧바로 감정을 바꿀 수는 없다. 하지만 적어도 행동은 ‘바꿀 수’ 있다. 그리고 행동을 바꾸면 자연스럽게 감정도 바뀌기 마련이다.
그는 또 이렇게 말했다. “기쁨을 잃었을 때 그것을 되찾는 가장 훌륭하고도 자발적인 방법은 즐거운 마음으로 이미 즐거운 사람처럼 말하고 행동하는 것이다.”
걱정에 손절매 주문을 걸라. 어느 정도까지 걱정할 가치가 있는 일인지 판단하고, 그 이상은 걱정하지 말라.
중국 철학자 린위탕林語堂, Lin Yutang도 『생활의 발견The Importance of Living』에서 비슷한 말을 했다. “진정한 마음의 평화는 최악을 받아들이는 데서 온다. 심리적으로 볼 때, 이것은 에너지를 자유롭게 풀어주는 것이다.”
한 번에 하루씩만 산다.
어제와 내일을 차단하는 오늘의 공간
'읽고 생각하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깃털도둑_깃털 도둑은 사실 자연 도둑이었다 (0) | 2022.08.13 |
---|---|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_반전도 이런 반전이~ (0) | 2022.08.06 |
순례주택_입주 대기하겠습니다~ (0) | 2022.06.15 |
식탁 위의 고백들_내 기대와는 사뭇 다른... (0) | 2022.05.30 |
도전! 수학 플레이어 ①: 낯선 모험의 시작_위대한 수학자를 구할 수 있을 것인가? (0) | 2022.05.18 |
댓글